지마위록(指馬爲鹿)– 말을 사슴이라 우기는 시대, 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

지마위록(指馬爲鹿)

– 말을 사슴이라 우기는 시대, 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

요즘 세상 돌아가는 걸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이게 말이야, 사슴이야?"
진실과 거짓, 상식과 궤변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시대다.
그래서 꺼내본 사자성어 하나.

이름하여 지마위록(指馬爲鹿).

원래 성어는 '지록위마'였다

기억하는가?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우겼던 진나라 환관 조고의 이야기.
자신의 권력을 시험하기 위해, 황제 앞에서 사슴을 끌어와
“이건 말입니다”라고 주장했다.
그 말에 동조한 자는 살아남고, 반대하면 숙청됐다.
그게 ‘지록위마(指鹿爲馬)’의 유래다.

그런데, 지금은 반대다

지금은 오히려 ‘지마위록(指馬爲鹿)’이다.
“말”을 가리켜 “사슴”이라 우기는 시대.
명백한 사실도, 눈앞의 진실도 의심받는다.
실력도, 기준도, 데이터도 다 있는데
“아냐, 그건 다 조작이야.” “그건 그런 의도가 있어.”
사람들은 말도 안 되는 프레임을 씌우고,
진실을 낡은 사슴처럼 구석에 밀어넣는다.

뉴스든 정치든, 회사든 일상이든 마찬가지다.
누구 말이 더 그럴싸한지,
누가 더 크게 소리치는지에 따라
말이 사슴이 되고, 사슴이 말이 된다.

거짓이 진실이 되는 기술, 그게 무섭다

이쯤 되면 ‘왜곡’은 기술이다.
사실을 감추는 기술,
다수의 눈을 다른 데로 돌리는 기술.
그리고 그 기술에 익숙해질수록, 우리는
말을 사슴으로 보는 법을 ‘배워버린다’.

하지만 묻고 싶다.
정말, 그게 사슴이었을까?

우리는 이제 물어야 한다

  • 정말 맞는 말을 들었는가?
  • 진짜 사슴을 말이라고 우기고 있진 않은가?
  • 누구의 시선을 빌려, 내가 진실을 보고 있는 건 아닌가?

진짜를 볼 수 있는 눈,
그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가장 절실한 감각이다.

결론 – 거짓에 익숙해질수록 진실은 사라진다

세상은 계속 말을 사슴이라 할 거다.
그럴수록 우리는 똑바로, 아니 삐딱하게 봐야 한다.
진짜 말을, 진짜 사슴으로 구별해내는
그 감각 하나로, 세상은 조금씩 바로 선다.